본 연구는 공공공간에서 사용자 행동을 직접적으로 통제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고 자율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비지시적 유도디자인의 가능성에 주목하였다. 특히 기초 조형 요소인 ‘선(線)’이 공간 인식과 행태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하고, 기존 공공디자인이 사용해온 ‘지시’, ‘금지’, ‘규제’ 중심의 통제 방식을 대신하는 비지시 원리로서 ‘배려’, ‘정보’, ‘자율’이라는 세 가지 특성을 정의하였다. 본 연구는 뉴욕 도미노파크의 원형선과 국내 고속도로의 컬러유도선 사례를 중심으로, 선의 형태, 색채, 공간 맥락과의 배치 방식이 사용자에게 어떻게 심리적 어포던스를 제공하고 구체적인 이용 행태를 유도하는지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원형선은 개방된 공간 속에서 유희적 이동과 일시 정지를 유도하는 정서적 장치로, 컬러 유도선은 위험 구간이나 흐름 전환 지점에서 인지 기반의 경계 설정 및 흐름 조절 수단으로 작용함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는 선이 비지시적 조형 언어로서 공공디자인의 유연하고 감성적인 유도 전략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제안하며, 향후 공공공간 설계에 있어 보다 자율적이고 참여적인 사용자 경험을 구현하는 이론적·실천적 기반을 제공한다.